“당신이 믿는 것이 진짜입니까?”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사이비>가 던지는 질문이다.

<사이비>는 수몰 예정지인 한 마을에 교회가 들어서게 되면서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몰에 대한 걱정과 불안에 휩싸여있는 마을 주민들에게 기적에 대한 믿음을 이용해 보상금을 빼앗으려는 장로 최경석과 숨겨진 목적을 모른 채 그를 돕는 목사 성철우. 그들이 가짜라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주정쟁이 폭군 김민철이 유일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까지 폭행을 가하고, 딸의 등록금을 도박으로 탕진해버리는 민철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악당인 아버지가 또 다른 악당인 사이비 교회 목사와 장로와 맞서는 스토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누구를 택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술 먹고 노름하는 나쁜 아버지를 택할 것인가? 그럴 듯한 말로 위로를 하는 목사를 선택할 것인가? 폭력적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로 보이던 이들 역시 가해자가 되고 마는 이들이 도망칠 곳은 존재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연 감독은 기독교 비판영화란 우려에 “교회에 대한 영화가 아니고 사이비에 관한영화이다”고 해명했고, “기독교에 대해 조사하진 않았다 사이비에 대해서만 넉 달간 조사했고, 그 중에서 특징적인 부분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교계의 반응은 사이비 교회를 다룬 내용이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 훼손을 조장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사이비로 인해 속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교회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부정적시각의 매체 때문에 사람들이 교회를 멀리하게 되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사역을 드리고 있는 목회자들이 자칫 사이비로 보일 우려까지 있다. 교인들은 자신이 속한 교회가 사이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이비 종교는 정치적인 불안, 사회적 혼란, 경제적인 파탄을 틈타서 일어난다. 그밖에도 가치관의 몰락, 사상의 분열, 기성종교의 무력, 교주들의 광신적 영웅주의, 민중의 무지, 교회의 분열, 교회의 계층화, 교회의 외면, 교회의 신학적인 빈곤, 성직의 직업화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비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개인이 새롭게 창조해낸 문법으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으며, 그들이 원하는 목표는 하나님의 나라가 아닌 거짓으로 만들어낸 세계를 원하고 있다. 자신을 재림예수라 소계하며 기적까지 행하고 있으며, 사이비 나라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현혹시켜 현찰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심지어 교회에 숨어들어가 교인들을 사이비 교회로 빼내고 있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뉴스거리를 빈번하게 제공하면서 교회나 사이비가 사람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에 큰 차이가 없게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교회가 나름 고군분투함에도 사람들에게 사이비문제는 그저 그렇고 그런 교회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한국교회가 스스로 자신이 만든 함정에 빠진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돈과 여자와 권력을 밝히고, 단순히 교회 크기만을 키워 거대한 스피커와 화려한 조명을 내세우고, 성경해석은 면밀한 연구검토 없이 엉터리로 끼워 맞추는 모습이 혹시 사이비의 모습은 아닐지 반성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는 가중되는 위기 속에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의식 없는 잘못된 행동에서 벗어나 내실을 키워 성숙한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모습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럴 때 우리가 이루는 이 교회는 성숙한 교회로 하나님 앞에 자리 잡을 것이고, 사회 또한 교회를 우러러 볼 것이다. 
전재웅 기자

전재웅 기자  wng24@daum.net

<저작권자 © 기독교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